2023년 8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더위였죠. 홍대 앞 골목, 그중에서도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유동인구가 많다는 메인 스트리트에서 불과 30미터만 들어가면 텅 빈 가게들 사이로 '월 매출 고정 3,000만 원'을 찍고도 6개월 만에 사라진 폐업의 흔적이 선명했어요. 아, 사장님들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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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3000의 마법, 그리고 그 뒤의 현실
네, 맞아요. 저는 그 업소 중 한 곳의 사장님이셨던 분을 꽤 가까이에서 봤어요. 매출 3,000만 원이면 보통 사람들은 대박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에구, 하지만 그 숫자는 언제나 함정이었죠. “사장님, 대단하시네요~” 저는 그렇게 칭송만 해드릴 수밖에 없었지만, 속으로는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어요.
2023년 당시 홍대 특급 입지의 40평대 건물 임대료는 보증금 1억에 월세 700만 원을 호가했죠. 여기에 주방 홀 합쳐서 직원 5명 (최저시급에 주휴수당 포함) 이면 인건비만 700만 원은 기본이었고요. 거기에 홍대의 특성상 ‘이쁜 음식’ 값을 하는 재료비.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남들보다 못하면 외면당하는 곳이라, 재료비율이 38%를 넘어가는 게 부지기수였어요.
간단히 매출 3,000만 원에서 깎아볼게요.
- 부가세 별도 매출: 약 2,700만 원
- 임대료: -700만 원
- 인건비: -700만 원
- 재료비(38%): -1,026만 원
- 수도광열, 카드 수수료, 폐기물 처리비, POS 리스, 각종 구독료(음악, 와이파이): 약 -200만 원
자, 남은 돈이 얼마인가요? 7만 4천 원? 물론 실제로는 더 빡빡했어요. 매출이 깎이는 달도 있고, 초기 인테리어 비용을 상환해야 하니까요. 저는 그걸 보면서 “이러니 한 달에 천만 원은 그냥 공중으로 사라지는구나” 싶었습니다. 사장님은 현금 회전율에 속아서 현금이 돌면 장사가 잘 되는 줄 아셨지만, 진짜는 순이익이었는데 그걸 놓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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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은 곳들의 특별함: ‘대단함’보다는 ‘적응’
정말 신기한 건 같은 골목에서 살아남은 업소들이 있다는 거였어요. 그분들은 뭘 다르게 하셨을까요? 대단한 요리 실력이나 기가 막힌 인테리어가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그게 좀 의외였어요.^^
첫째로, ‘결제의 마찰’을 극단적으로 줄인 곳이 살아남았어요. 테이블에서 바로 주문하고 바로 결제하는 무인 주문 시스템. 대부분의 점주님들은 “그건 프랜차이즈나 하는 거다”며 외면했지만, 살아남은 개인 업소는 오히려 ‘인건비 절감’ 용도가 아니라 ‘고객의 이탈률을 낮추는 용도’로 사용했죠. 웨이팅이나 계산 기다리는 동안 고객이 나가버리는 걸 차단한 거예요.
둘째로, 그들은 ‘포장과 배달’의 비중을 극한으로 끌어올렸어요. 홍대 유동인구는 많지만 실제로 매장에서 앉아서 먹는 시간 대비 점유율을 계산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구조였거든요. 한 업소는 메뉴판 자체를 배달에 최적화된 3가지로 압축하고,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이슈를 자체 배달 앱과 전화 주문으로 거의 5% 수준으로 떨어뜨렸어요. 요즘은 작성자의 추천 사이트에서 볼 수 있듯이 홍대보다 강남 쪽에서 더 많이 보이는 전략이지만, 당시 홍대에서는 파격적인 시도였죠.
셋째로, ‘팔로워 수’가 아니라 ‘재방문율’을 보는 마케팅을 했어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 100명 중 1명이 오는 걸 기대하지 않고, 이미 온 손님이 다시 오게 만드는 포인트를 설계했어요. 예를 들어 직원의 친절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단골 전용 이벤트를 조용히 진행했죠. 블로그에 떠들썩하게 홍보하기보다는 조용하게 단골을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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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자본력보다 ‘시스템의 정직함’
여기서 중요한 건 처음에 말한 월 매출 3,000만 원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 거였어요. 매출에 집착하지 않고, 철저하게 ‘순이익’을 보고 움직인 업소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어요.
“저는 잘 모르겠고, 사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라고 묻고 싶지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요. 매장을 꾸미기 전에, ‘손님 한 명당 발행되는 진짜 원가’를 최소 5가지 경우의 수로 시뮬레이션해보시길 권해요. 매출 3,000이 아니라, 순이익 300만 원을 만들기 위한 포지셔닝을 먼저 고민하는 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방법이 모든 곳에 통하는 정답은 아니지만, 최소한 폐업의 늪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게 해줄 거예요. 그게 2023년 홍대가 제게 가르쳐준 가장 값진 교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