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밤거리에서 동선을 짜는 일은 대개 시간 낭비로 끝난다. 대부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을 소진하거나 불필요한 이동에 돈을 쓴다. 효율적인 유흥을 원한다면 일단 대중교통의 막차 시간보다 보행 동선을 먼저 살펴야 한다. 특정 구역은 직선거리로 가깝지만 실제로는 지형지물 때문에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잦다. 지도 앱의 거리 계산은 보행자의 실제 피로도를 반영하지 못한다. 현장 경험이 적은 이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지도상 가까운 두 지점을 잇겠다고 골목길을 고집하는 것이다. 서울의 복잡한 지형은 그런 시도를 비웃듯 미로를 만들어 놓았다.
이동 수단 선택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늦은 시간 택시를 잡으려 길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행위는 가장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서울 주요 상권에서 택시를 잡는 것은 통계적으로 승산이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한 정거장 정도를 걷거나, 조금 떨어진 대로변으로 나가 대기하는 편이 훨씬 빠르다. 물론 걷는 것이 귀찮을 수는 있다. 하지만 정체된 도로 위에 갇혀 있는 시간보다 발을 움직이는 편이 정신 건강이나 시간 관리 측면에서 이득이다. 굳이 택시를 고집한다면 앱을 활용하되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적절한 하차 지점을 미리 설정하는 것이 낫다.
식사와 유흥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근처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은 결국 평범한 수준의 가게에서 비싼 값을 치르게 만든다. 서울 내에서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특정 구역은 유흥에만 집중하고, 식사는 애초에 동선을 벗어난 곳에서 미리 해결하고 들어오는 것이 경제적이다. 유흥지 중심부의 식당들은 대개 회전율을 높이는 데만 급급해 품질이 낮다. 한곳에서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욕심이 결국 가장 낮은 만족도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다들 왜 모르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발품을 조금 더 팔아 동선을 분리하는 쪽이 낫다.
경험이 쌓일수록 선택지는 좁아진다. 처음에는 화려해 보이는 곳만 눈에 들어오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본인만의 기준이 생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효율을 추구한다. 누구는 인파가 몰리는 곳을 선호하고, 누구는 구석진 곳을 찾는다. 나는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본인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계산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무작정 휩쓸려 다니는 것은 관전하는 입장에서도 피곤한 일이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 고민하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는 전략을 세우길 바란다. 나머지는 각자의 몫이다.